2024 요약
4월
우타다 히카루
올해 초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다. 고등학생 때부터 쭉 친구였던 덕질 메이트들과 템플스테이에 가게 되었다.
사실 1박 2일의 체험이 뭐 내 인생에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진 않을 거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속세를 떠난 힐링 개념 가볼까나 하며 범어사에 도착
이때는 시이나링고의 팬이라 4월 13일 <with music>이라는 일본 공중파음악방송을 시청하기 위해 아이패드를 들고 범어사에서 속세의 저녁 음악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는데 우타다 히카루가 one last kiss를 부르는 그 순간 난 알게 되었다.
무교인 나는 "이것이 부처의 가르침인가!!" 싶었다.
인타라망이라고 보석 그물이 있는데 서로서로가 그 자리에서 빛을 내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작년에 어디서 주워들은... 불교용어가 내 머리를 스치면서 우타다 히카루가 있기에 내가 이곳에 빛나고 있다. 수준이 돼버림
그래서 다들 one last kiss 한 번씩 들어봐야 하기에 유튜브 링크를 첨부한다.
https://youtu.be/0Uhh62MUEic?feature=shared
이름 그대로 빛이요. 사랑이자 진수요.
5월
그림과 게임
게임원화/웹툰 학원을 등록했다.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고 혼자 할 수 있는 일 중 뭐가 재미있을까 찾던 중 그림 그리는 걸 해보고 싶었달까
그림 문외한인 내가 혹시나 학원에서 진도 못 따라갈까 봐 GTQ 포토샵 1급이랑 일러스트 1급을 따고 들어감(필요 없었음)
그림에 재능 없는 줄 알았는데
사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라기보다는 그냥 무지성으로 그렸다.
피폐해진 일상에 컬러링 좀 한다는 생각으로? 음악 들으면서 할 수 있는 행동이기도 했고
다른 학원 사람들처럼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트위터 존잘님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얻는다거나 이런 건 없었고 빈센트 반 고흐(28세에 그림을 시작)보단 내가 일찍 그림 시작했는데 뭐 라는 마인드, 에곤 실레(향년 28세 사망) 보다는 오래 그릴 수 있지않을까? 라는 낙관론적 태도
쌤이 잘 가르쳐줘서 그런가 이상한 두부만 그릴 줄 알던 내가 사람정도는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자세한 과정과 결과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2024.11.21 - [Unplug/Art] - [1000시간] 노베이스 그림 그리기 챌린지 과정 및 결과 (with 내일배움카드, 부산 예일 직업전문학교)
사실 그림보다는 사람들이 나의 서사가 좋다고 말을 많이 해줬다.
캐릭터가 이뻐요 <<<< 캐릭터 서사가 좋아요.
스토리 텔링이 직업인 사람이었다. 영화라는 매체가 주는 매력이 참 좋았는데 시각적으로 즐겁고, 언어가 주는 스토리의 매력, 음악이 주는 경험 이 모든 것이 들어있는 영화는 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완벽한 매체가 아닌가!라고 생각을 했었지만 그 하나의 영화가 나오기까지 너무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과연 나의 시선이나 가치관이 이러한 매체를 통해 만들어지는 게 옳은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누군가의 노동력, 시간, 자본을 내가 과연 가치 있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그래서 한 영화평론가에게 나의 고민을 털어놓고 받은 답변
자신의 고유성을 혼자 납득해가며 사랑하는 방법은
지식 습득, 소수의 인정, 자기 객관화, 자기 인정, 뭐 그런 것들이 있지만,
일단 지금의 자신을 일찍 노출시키고 자기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입체적인 고유성을사람들의 피드백으로 알게 되면서, (전통적으로) 타인들을 압도하는 나의 고유성이 아니라
타인들과 크게 다르진 않지만 분명히 다른 나의 개별성=고유성을 사랑하는 방식이
근강(건강)하다~ 그게 이 시대와 맞는 세련된 방식이다, 그렇게 말하고 싶군요.
라는 답변을 받았다.
꽤나 명쾌한 답변이었다. 그냥 나도 뭐 다른 사람들이랑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왜 고고하려 그렇게 노력했는가 서툰 나를 그대로 내비치는 일에 대해 용기가 부족했다. 라는것을 짐작하긴 했지만 가시적으로 글을 읽어보니 확 와닿았다.
내가 다른사람과 같기에 난 게임을 택했다. 다양한 분기점이 존재하고 관객이 참여하는 매체인 게임은 영화와는 다르게 엔딩을 플레이어가 정할 수 있다는 것을 어쩌면 나의 가치관이 플레이어에게 희석되길 바라는 나의 비겁한 매체선택방식이었을지 모르나 이 비겁함 마저 나인걸 인정하기로 함
10월
한강 노벨상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들었다. 『채식주의자』라는 책을 당장 빌려 읽었다. 사실 책에 대해 감명을 받았다기보다는 유튜브에 뜨는 한강작가의 인터뷰가 내 생각을 더 확고하게 만들었달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혼자 망하는 삶 내가 원하는 삶이다. 내가 창작을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글 쓸 때마다 항상 조심했던 것 같다. 내가 무심코 던진 글에 누가 맞을 수도 있는 거니깐 나 자체가 그렇게 무해한 인간이 아니라 그런가 창작을 할 때에도 항상 윤리적 고민에 새벽까지 생각을 한달까
그래서 나는 요즘 무해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 토끼풀이나 구름 같은 사람들 뭔가 사람을 패려 해도 아프지 않은 것 같은 사람들에 대해서
결론 - 게임이라는 매체를 하되 혼자 하겠다.
11월 총정리의 달
4월에 발매된 우타다 히카루의 <사이언스 픽션> 앨범의 웜홀 컬러를 따와 제작한 로고 U는 다양한 단어로 해석할 수 있다.
universe, unity, unrial, utada hikaru, 한 줄 요약하면 내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과 그 부속품들이 u로 설명 가능하다는 점?
반을 나눠 T처럼 보이게 타미의 아이덴티티를 추가했음 가우시안 블러로 희석하고자 하는 나의 가치관을 보여줌
우타다 히카루의 one last kiss의 가사를 인용하자면
初めてあなたを見た
あの日動き出した歯車
처음 당신을 보고 그날 움직이기 시작한 태엽
어쩌면 4월의 그 음악 방송이 내 인생을 움직이기게끔 만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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